영어로 사람들이 고맙다고 Thank you, 라고 말하면 흔히 You're welcome이나 No problem등으로 대답을 합니다. 한국어로는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에, 우리는 흔히 별거 아니에요. 아니에요 등으로 답을 하죠. 겸손을 중시하는 우리나라의 문화가 드러납니다. 스웨덴어로는 고맙다는 말이 Tack [탁], Tack tack[탁탁], Tack så mycket [탁소미켓] 등이고 상대방이 고맙다고 할 때 주로 답하는 말은 Var så god [바소곧] 입니다. 영어로 직역하자면 be so good(feel so good)이 되고, 한국어로 직역하자면 "당신의 기분이 좋길 바래요."라는 말이 됩니다. 

그리고 평소 인사를 할 때에 우리나라에서는 안녕, 안녕하세요라고 하거나 친한 경우에는 더불어 밥은 먹었니? 잠은 잘잤니 등의 세세한 안부를 묻잖아요. 영어식으로 할 때에는 보통 Hello와 더불어 How are you? how are you feeling? 라고 묻고 스웨덴에서는 Hej[헤이]- 안녕하세요.라고 하고 How are you? How are you feeling? 과 비슷하게 Hur mår du?-기분이 어떻니? Hur är det?- 어떻게 지내니? Hur är läget? - 요즘 상황이 어때?등을 묻습니다.

 

스웨덴어를 보면 고맙다는 말에 답해줄 때도 그렇고, 안부를 물을 때도 그렇고 '기분'을 고려하는게 보입니다. 물론 사람들이 평소에 말을 할 때 의식적으로 "기분"을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만 제 개인적으로 기분을 중시하는 문화에서 이러한 식의 문장이 탄생된 게 아닐까 하고 해석해보았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스웨덴에 살고 스웨덴 사람들을 보면서 느꼈던 여러가지 중에서 인상적이었던 것이 바로 "기분을 중시하고 관리하는 문화"이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Var så god 문화라 이름 붙이고 싶습니다. 스웨덴 친구들에게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 "기분 좋아지니깐 이걸 할거야", "내 기분을 위해서 이걸 해야겠어", "너 기분 괜찮아?", "그걸 하면 기분이 안 좋으니 하지 말아야 겠다." 등의 말입니다.

예를들자면 스웨덴에서는 보통 2시간 정도 강의가 진행되는 데, 보통 1시간이 지났을 때 쯤 15분정도의 휴식시간을 줍니다. 그러면 보통 스웨덴애들은 15분 동안 교실밖, 혹은 건물 밖으로 나가서 상쾌한 공기를 쐬고 들어옵니다. 친구들은 보통 바람을 쐬는 이유가 to feel good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해서 라고 말합니다. 교실에 앉아 있는 스웨덴 친구들은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15분의 휴식을 줄 때 처음 들었던 생각이, '차라리 1시가 45분 연달아 수업하고 15분 일찍 끝내주면 더 효율적일텐데..' 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직까지도 밖에 나가서 바람을 쐬지도 않죠. ^^;; 한국에서 들인 습관이 있어 엉덩이가 무거운가 봅니다. 그리고 저는 아직 영어로 공부하면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지라 저녁이나 주말에까지 공부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이유로 오전 ,오후에 효율적으로 공부를 하지 못해서 저녁까지 공부가 미뤄지는 이유도 있겠지요. 그런데 스웨덴 친구들은 저녁이나 주말에 공부하는 친구들이 거의 없습니다. (시험기간을 제외하구요). 설사 자기들이 해놓은 과제가 완벽하지 않더래도 오후까지만 일하고 저녁이나 주말에는 기분 좋아질 일들을 합니다. 그런데 저는 그게 잘 안됩니다. 저녁이나 주말의 시간을 써서라도 최대한 완벽하게 과제를 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스웨덴 친구들을 보면서 서서히 그들의 방식을 배우고 싶어졌습니다.

 

왜냐하면, 제 기분을 뒤로하고 일만 너무 열심히 하다보니,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는 날이 오기도 하구요. 공부하는 동안에 공부에만 집중하기보다는 각종 SNS를 들여다보게 되구요. 그리고 하고 싶어서 시작했던 공부가 하기 싫어지기도 하더라구요.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나는 행복하지 않다"라는 생각이 드는 날이 많아 지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요즘은 그래서 운동도 자주 가고, 얼마전에 여행도 다녀오고, 주말이면 친구들이랑 저녁 파티 등의 계획을 세우려고 노력하고 있지요.

우리나라는 열심히 일하는 덕분에 급속도로 성장했고, 또 현재에도 열심히 일함으로써 세계무대에서 앞서나가고 있습니다. 한국의 기업에서 일하는 친구들이나 선배들의 이야기를 빌자면, 정규시간보다 1시간 일찍 출근은 기본이고 밤 8-9시가 다되어 퇴근하시는 분들도 많고 주말에도 가끔 회사에 출근하기도 하더라구요. 학생들도 마찬가지이죠.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교 마치고 학원에서 밤늦게까지 공부하고, 쉬는 시간에도 쉬지 않고, 잠줄여가며 공부하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에서 우리의 기분은 어떤지? 나는 행복한지 관찰할 여유가 있을까요?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 우리나라도 세계에서 경쟁력 있는 국가이지만, 쉬는 시간을 충분히 갖고, 자신의 기분을 즐겁게 유지하며 일하는 스웨덴도 세계에서 아주 경쟁력 있는 국가입니다. 세계무대에서 스웨덴 기업들과 기관들은 믿고 맡길 수 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그리고 H&M, IKEA, Volvo, Skania, Eriksson 등 경쟁력 있는 기업도 많지요.

스웨덴 사람들을 보면서 그리고 개인적으로 기분에 대해서 생각해보면서 내린 결론이, "기분 좋음"은 제가 그 동안 생각했던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라는 겁니다. 제 자신을 봤을 때, 기분이 좋을 때 성격도 더 너그러워지고, 두뇌 회전도 더 잘 되고, 소화도 잘 되고, 잠도 잘 옵니다. 반면 기분이 나쁠 때는 조그만 일에도 화가 나고, 밥 맛도 없고, 잠도 잘 안오고, 아무 것도 하기 싫어지기도 하고, 일도 잘 안되지요. 단기적으로는 기분이 상해도 참고, 행복하지 않더래도 참고 열심히 하는 게 더 효율적일지 몰라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쉴 때 쉬고, 기분 좋게 일하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제가 가지고 있던 완벽주의를 조금 내려 놓고, 공부할 때 쉬는 시간도 짬짬히 가져 주고, 제 삶의 행복을 일순위로 두고, 기분 좋게 일하는 습관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직까진 제 생각처럼 실천이 쉽게 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조금씩 바꿔 나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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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퍼코카 2013.04.13 06:05
  • 참교육 2013.04.13 08:52 신고 ADDR EDIT/DEL REPLY

    일상에 쫒기며 살더라도 가끔은 여유를 갖는 게 좋지요.
    건강을 위해서...

    • 페퍼코카 2013.04.13 15:38 신고 EDIT/DEL

      네. ^^ 건강을 잃으면 모든 걸 잃는 거라고 저희 아버지께서 늘 하는 말씀이시죠. 그런데 이 여유를 갖는 게 쉽지가 않더라구요.

  • 파레토최적 2013.04.13 08:52 신고 ADDR EDIT/DEL REPLY

    말씀하신 바와 같이 감정을 관리하는 것도,
    공부하고 계시는 '지속 가능한' 개념과도 상통하는 것 같아요.
    기분이라는게 눈에 보이지 않아서 참 어려운 일이겠지만.
    그럼에도 신경 쓸 필요성은 충분하겠지요. 항상 많이 배워요~

  • 남시언 2013.04.17 21:00 신고 ADDR EDIT/DEL REPLY

    오호... 관리해야겟네요!
    관리가될런지 ㅠㅠㅠ

    • 페퍼코카 2013.04.20 19:10 신고 EDIT/DEL

      저도 관리하기가 쉽지가 않아요. 하지만 조금씩은 나아지는 듯합니다. :)

  • Blanche 2013.04.20 10:42 신고 ADDR EDIT/DEL REPLY

    우연히 독일 화장품 검색(^^;)으로 들어왔다가 글 읽고 가요 :)
    공부하는 학생으로써 정말 공감이 많이 가는 글이네요.
    저는 심리학 공부중인데 왜 제 자신이 행복해질 여유는 주지 않았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네요!
    힘내시고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래요.

    • 페퍼코카 2013.04.20 19:12 신고 EDIT/DEL

      Blanche님 감사드립니다. 심리학은 제가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분야에요. 석사논문 쓸 때도 심리학 이론을 바탕으로 해서 썼답니다. :)